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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손님이구나.

네들은 이야기를 사랑하는 아이들이느냐?”

​숲의 사랑을 받는 자

​현 수호

Hyeon Suho | 賢守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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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질고 지혜로운 산군山君

나이 불명 | 한국 | 남성 | 181cm | 72kg

외관

   전체적으로 수려한 얼굴이었으나, 나이를 쉬이 가늠할 수 없는 신비한 외모였다. 십대 후반의 소년에서부터 이십대 중후반의 성인까지, 당최 몇 살인 것인지,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오묘하고도 신비로운 느낌을 풍겼다. 신체에 균일하게 잡혀 있는 근육은 너무 과하지 않게 적절했고, 팔다리는 곧고 길게 뻗어있었다. 자세는 언제나 곧고 펴진, 어른들이 항상 추구하던 바람직한 정자세였고, 허리를 꼿꼿히 핀 상태로 앉아 있노라니 그에게는 이유 모를 연륜이 느껴지기도 했다.


   칠흑같이 어두운 머리카락은 끝으로 갈수록 더욱 찰랑거리는 느낌을 주는 듯 강한 곱슬기를 갖고 있었다. 그런 곱슬머리에도 불구하고 그의 머리카락은 단 한 번도 엉킨 적이 없는 부드러운 머릿결을 지니고 있었으며, 귀 밑으로는 흘러내린 듯 머리카락의 일부가 내려와 있었다. 정수리 가까이까지 높게 치켜올려 묶은 머리카락은 붉은색으로 땋은 긴 줄로 묶었는데, 그 길이가 얼마나 길었는지 한 자―30cm―가 조금 모자라게 남아 그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렸다고. 머리카락은 결코 짧은 편이 아니었는데, 머리를 묶은 상태에서도 허리께까지 길게 늘어뜨려졌다.


   위쪽으로 향한 눈꼬리 덕에 그는 날카로운 인상을 가졌고,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썹은 고요한 느낌을 주었다. 길게 뻗은 속눈썹 아래 자리한 황금색의 눈동자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마치 금수와 가까운 듯 세로로 긴 동공에, 햇빛이 비칠 때면 날카롭고도 강렬하게, 마치 태양처럼 빛났다. 별다른 감정 변화가 없다면 항상 일자로 굳게 다물린 입술, 그는 고요한 새벽같은 이였다.


   사극 드라마에서나 볼수 있을 법한 그의 복장은 복잡해 보이면서도 꽤나 단조로웠는데, 소매 부분은 흰색에 상의와 하의는 검은색인 한복이었고, 상의는 어깨을 조금 덮는 모양이었다. 특이하게도 왼쪽 어깨죽지에는 은실로 용 모양 수가 곱게 놓아져 있었다. 허리띠는 검은 띠에 은실로 자수를 놓았는데, 옷이 풀어지지 않게 잘 묶었음에도 그의 발목 언저리까지 띠가 늘어질 만큼 길었다. 두 줄로 갈라 내려지는 허리띠의 한쪽에는 은색 실로 그의 이름자가 새겨져 있었고, 다른 쪽에는 山君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더라.

성격

인자한
―무료한, 무심한, 다정한


“성 메르헨에서 좋은 시간 보내길.”


   그는 외부의 자극에 대해 매우 둔한 것만 같았다. 오래간만에 많은 손님들이 성 메르헨에

도착했는데도 크게 놀라거나 당황하거나, 불청객이라고 볼 수도 있는 당신들에게 불쾌해 보이는

태도를 보이지도 않았다. 애시당초 새로운 자극에 들뜨기에는 그는 이미 낯선 당신들을 크게

반기는 듯한 태도도 아니라 엄연히 그것을 무관심이라고 보아도 딱히 상관은 없을 모양이다만,

오랜 시간 성 메르헨에서 있었던 것인지 그는 간만의 손님인 당신들이 이 곳을 밝게 만들어주길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 같기도.


   자신이 흥미를 가지는 대상이 아니라면 거의 무관심에 가까운 취급을 했다. 흥미를 가지는

주제가 많지 않아 대부분의 대화 주제에서 시큰둥하거나 묵묵한 태도를 보인다만, 대화를 잇는

상대에 대한 예의는 차리고 싶은 것인지 적어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듣고, 맞장구 쳐 준다고. 


   그래, 그는 결코 당신들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다. 비록 매사에 무덤덤한 태도이긴 하지만, 네가 혼자 있다면 슬그머니 다가가 조용한 미소를 지을 것이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너와 대화를 할

것이다. 그는 새로운 무엇보다 당신들과 대화를 하는 것에서 더 큰 행복을 얻는 듯 보였다. 이 성에 찾아온 당신들로 인해 이곳이 다시금 활기찬 분위기를 띤 것을 누구보다 반기는 동화 중 하나가

그였으니.

느긋한
―엉뚱한, 호기심 많은, 서툰, 태평한


“그래서, 이 물건이 무엇이라고?”


   모두에게는 유순한 면이 당연히 있다. 자신이 모르는 단어나 물건, 그러니까 궁금한 것이 생기면 그 특유의 동그란 표정―마치 순수한 어린아이 같은―을 짓고 그것이 무엇이냐는 듯 멀뚱히

바라본다던가, 실없는 말장난에 배를 부여잡고 눈물이 나올 때까지 웃는다던가, 작고 귀여운

동물을 좋아한다던가… 새로운 것을 접할 때 그것을 익히는 속도가 서툴고, 더디다. 모르는 것이

많고 알고 싶은 것이 많은 그는 궁금한 것은 바로 물어보거나 손부터 뻗는 용기 충만한 무모함을

보여준다. 이따금씩 당신들이 하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빤히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매사에 누군가보다 빠르고 뛰어나기보다는 느리지만 정확하고 올바른 것을 추구하기에

그에게서는 성급한 면을 찾아볼 수 없었다.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 바람처럼, 하늘을

느릿하게 흘러가는 구름처럼 느긋한 성격이었다. 그런 것 때문인지 그는 누구보다 기다림에

익숙하고, 능했다.

어른스러운
―올곧은, 지조-절개 있는, 대범한, 경건한, 강인한


“희망이라는 것은 아득히 멀어 보이면서도 그 무엇보다 가까이에 있지.

미지의 공포에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세상에 '참된 어른' 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아마 그것은 그를 칭하는 말일 것이다. 다른 그

누구보다 올곧으며, 선하고,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자. 약자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강자에게는

필요에 따라 한없이 강해지는 자.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으며 말보다 더

빠른 행동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을 실천하는 자. 자신보다는 타인의 행복과 안녕을 바라는

그의 신념은, 마치 자신의 한 생을 바쳐 무언가를 지켜내는 수호자처럼 보였다. 도움이 필요한

자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항상 타인에게 한 발짝 양보해 주며, 실패한다 하더라도 인자하게

웃어주는 것이 그였다. 악의적으로 누군가를 해한 것이 아니라면 웬만한 실수는 너그러이 용서해 주었고, 다음부터 더 잘 하면 된다며 다정하게 타일러 주는 든든한 정신적 지주가 될 만한

위인이었다.


   허나 그가 결코 유순하기만 한 성격은 아니었다.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명확하게 말할수

있는 대범을 가졌고, 잘못된 행동은 엄하게 바로잡아 주는 강인한 성격이었다. 이 때문에

고리타분하다, 고집불통이다 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 보았건만, 애초부터 그러한 성격이었기에 그 스스로도  바꿀 노력은 하지 않았다고. 자신이 아끼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다정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대에게는 끝없는 경계심을 표출하고 사나워지며, 공격적이게 되는 모습은 평소의 인자한 그의

모습과는 기이할 정도로 멀어 거리감이 느껴질 법도 했다.

기타


“숲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들려주는 것만큼 재미있는 것이 없더구나.”


   그는 달콤한 음식을 정말 좋아했다. 가리는 음식은 크게 없었지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곶감과 호박엿이라나. 하지만 단 음식을 정말 좋아하는 그의 식성에 애석하게도 그는 단 음식을 잘 먹지

못했다. 손가락 한 마디만한 호박엿 하나에도 혀가 아리다며 한 개 집어먹고, 아쉬운 눈빛으로 다시 보는게 참… 웃기지 않은가? 더불어 말하자면, 채식과 육식 중 하나를 고르자면 육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깨끗하고, 청결하고, 맑은 것을 좋아한다. 이것이 비유적인 의미인지 단어 그대로를 뜻하는

것인지는 그 스스로만이 정의내릴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는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좋아했다. 속삭이듯 그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릴 때면, 그 어느 때보다 편한

표정을 짓는다고. 그래서 그가 숲을 정말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애시당초 자연 그 자체라면

싫어하는 것이 없었으니 시간이 된다면 그와 함께 산책을 하는 것은 어떨까.


   무료한 것을 싫어하는 그에게 가장 즐거운 것은 타인과 대화하는 것이었다. 엄연히 말하면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는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해 보이지만.

不好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하는 놈은 성나서 뛰어다니는 멧돼지만도 못하지.”

 

   인, 의, 예, 지. 그가 중요시 여기는 것, 그 중에서도 예의가 사람간의 관계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상호간의 예의를 지키는 않는 것을 싫어한다. 무례한 행동을 보면 무심코

얼굴을 찌푸리고 못마땅하게 노려보는 것은 기본이려니 성큼 다가가 호통을 치는 때도

부지기수였다.
 

   깨끗하지 않는 것, 구체적으로 말하면 악의적으로 더럽혀지고 훼손되는 행위를 극도로 싫어한다. 예시를 들면 쓰레기를 땅에 버리는 것, 탁한 것, 오염된 것 등. 환경을 크게 아끼는 모양이었는지

길가의 작은 풀꽃이라도 시드는 모습을 본다면 크게 상심해 자꾸만 눈길을 주곤 했다.

   한자, 그리고 사자성어에 능통한 모습을 보여준다. 대화중 종종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여, 무슨

뜻인지 어려워하는 상대를 보고 재미있어 하는 괴랄한 면모가 있는 모양인데, 이러한 면은 자신이 불리하거나 곤란한 상황일때 탈출의 용도로 자주 사용하는 듯.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면과는 살짝 거리가 느껴진다면… 기분 탓이다.
 

   특이하게도 "~냐, ~느냐" 같은 고전식 옛날 말투를 사용한다. 만나기 쉬운 말투은 절대 아니지만 한복을 입은 그의 모습과 빗대어 보니 크게 이상한 편은 아니라고. 착장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고 이따금씩 꼬장꼬장하다는 소리도 한두번 들어 봤다고 한다.
 

   입식보다는 좌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자세 또한 곧고 바른 정 자세였는데, 양반다리를 하고

허리를 곧게 세워 앉은 그의 자세는 흔히 어른들이 한 입으로 말하는, 교과서적으로 올곧은

'정 자세' 를 벗어나지 않더라.
 

   손재주가 좋다. 주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나무 조각을 깎아 인형을 만들거나 장신구를

만드는 것 등-에 능통하지만 기계를 다루는 것에는 매우 서툴다. 그가 가지고 있는 피리도 직접

만든 것이라나 뭐라나.
 

   가지고 있는 곰방대를 보면 그가 흡연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는 담배를 싫어한다. 일평생 담배는 펴 본적도 없고 피지 않을 것이라 완고히 주장하는 편이라, 흡연자라면 적어도 그의 앞에서 냄새 정도는 감추는게 좋을 것이다.

가져온 물건

곰방대


   나무를 깎아 만든 곰방대. 그가 담배를 피지 않아 잎은 들어 있지 않다.


귀걸이


   은색과 호박색이 어우러진 귀걸이. 그는 귀를 뚫지 않아 귀걸이를 착용할 수는 없지만, 그에게

나름 소중한 것인지 항상 소지하고 다닌다.
 

나무 피리


   오래된 고목 가지로 만든 나무 피리이다. 끝에는 붉은색 술이 달려 있다. 그가 직접 만든 첫

물건인데, 마음에 든다고 몇 번이고 자랑하고 다녔는지. 그의 피리 소리는 꽤 아름다운 편이니

들려달라 하는 것은 어떨까.

!!탐택성공!! 이게 바로 인간승리다.png

나는 이제 너희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으므로, 나의 평생을 바쳐서라도,

네들의 이야기가 들리우는 곳으로 돌려보낼 것이다.”

영원한 숲의 수호자

​현 수호

Hyeon Suho | 賢守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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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질고 지혜로운 산군山君

나이 불명 | 한국 | 남성 | 188cm | 75kg

『은혜 갚은 호랑이』의 '호랑이'로서 동행을 약속하는 자.

외관

   짐승의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어금니와 송곳니가 고요하고 날카롭게 빛나는

눈동자에 어우러지니 인간의 형상을 띠고 있지만, 그 누구도 그를 인간이라고는 보지 못할

것입니다. 빛이 들지 않는 눈동자는 그 자체가 하나의 보름달처럼 사납게 빛나고 있습니다. 더이상 그의 입매는 호선을 그려 웃지 않습니다. 간간히 보이는 그의 웃음은 여전히 다정하나, 아마

모두에게 다정한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겠지요.


   여전히 무채색의 한복을 입고 있는 것은 같습니다. 왼쪽 발목에는 무엇이 그리 흉해서인지, 그

스스로 싫어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붕대로 감아 보이지 않게 한 모양으로 보입니다.

성격

인자한
―무료한, 무심한, 다정한, 고요한


“어디까지라도 네들을 도와주마.”


   그는 외부의 자극에 대해 매우 둔한 것만 같았다. 오래간만에 많은 손님들이 성 메르헨에

도착했는데도 크게 놀라거나 당황하거나, 불청객이라고 볼 수도 있는 당신들에게 불쾌해 보이는

태도를 보이지도 않았다. 애시당초 새로운 자극에 들뜨기에는 그는 이미 낯선 당신들을 크게

반기는 듯한 태도도 아니라 엄연히 그것을 무관심이라고 보아도 딱히 상관은 없을 모양이다만,

오랜 시간 성 메르헨에서 있었던 것인지 그는 간만의 손님인 당신들이 이 곳을 밝게 만들어주길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 같기도.


   자신이 흥미를 가지는 대상이 아니라면 거의 무관심에 가까운 취급을 했다. 흥미를 가지는

주제가 많지 않아 대부분의 대화 주제에서 시큰둥하거나 묵묵한 태도를 보인다만, 대화를 잇는

상대에 대한 예의는 차리고 싶은 것인지 적어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듣고, 맞장구 쳐 준다고. 


   그래, 그는 결코 당신들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다. 비록 매사에 무덤덤한 태도이긴 하지만, 네가 혼자 있다면 슬그머니 다가가 조용한 미소를 지을 것이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너와 대화를 할

것이다. 그는 새로운 무엇보다 당신들과 대화를 하는 것에서 더 큰 행복을 얻는 듯 보였다. 이 성에 찾아온 당신들로 인해 이곳이 다시금 활기찬 분위기를 띤 것을 누구보다 반기는 동화 중 하나가

그였으니.

느긋한
―꼼꼼한, 성급하지 않은


“서두르면 모든 일을 그르치는 법.”


   모두에게는 유순한 면이 당연히 있다. 자신이 모르는 단어나 물건, 그러니까 궁금한 것이 생기면 그 특유의 동그란 표정―마치 순수한 어린아이 같은―을 짓고 그것이 무엇이냐는 듯 멀뚱히

바라본다던가, 실없는 말장난에 배를 부여잡고 눈물이 나올 때까지 웃는다던가, 작고 귀여운

동물을 좋아한다던가… 새로운 것을 접할 때 그것을 익히는 속도가 서툴고, 더디다. 모르는 것이

많고 알고 싶은 것이 많은 그는 궁금한 것은 바로 물어보거나 손부터 뻗는 용기 충만한 무모함을

보여준다. 이따금씩 당신들이 하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빤히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매사에 누군가보다 빠르고 뛰어나기보다는 느리지만 정확하고 올바른 것을 추구하기에

그에게서는 성급한 면을 찾아볼 수 없었다.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 바람처럼, 하늘을

느릿하게 흘러가는 구름처럼 느긋한 성격이었다. 그런 것 때문인지 그는 누구보다 기다림에

익숙하고, 능했다.

어른스러운
―올곧은, 지조-절개 있는, 대범한, 경건한, 강인한, 냉철한


“희망이라는 것은 아득히 멀어 보이면서도 그 무엇보다 가까이에 있지.

미지의 공포에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세상에 '참된 어른' 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아마 그것은 그를 칭하는 말일 것이다. 다른 그

누구보다 올곧으며, 선하고,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자. 약자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강자에게는

필요에 따라 한없이 강해지는 자.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으며 말보다 더

빠른 행동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을 실천하는 자. 자신보다는 타인의 행복과 안녕을 바라는

그의 신념은, 마치 자신의 한 생을 바쳐 무언가를 지켜내는 수호자처럼 보였다. 도움이 필요한

자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항상 타인에게 한 발짝 양보해 주며, 실패한다 하더라도 인자하게

웃어주는 것이 그였다. 악의적으로 누군가를 해한 것이 아니라면 웬만한 실수는 너그러이 용서해 주었고, 다음부터 더 잘 하면 된다며 다정하게 타일러 주는 든든한 정신적 지주가 될 만한

위인이었다.


   허나 그가 결코 유순하기만 한 성격은 아니었다.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명확하게 말할수

있는 대범을 가졌고, 잘못된 행동은 엄하게 바로잡아 주는 강인한 성격이었다. 이 때문에

고리타분하다, 고집불통이다 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 보았건만, 애초부터 그러한 성격이었기에 그 스스로도  바꿀 노력은 하지 않았다고. 자신이 아끼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다정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대에게는 끝없는 경계심을 표출하고 사나워지며, 공격적이게 되는 모습은 평소의 인자한 그의

모습과는 기이할 정도로 멀어 거리감이 느껴질 법도 했다.

   그래서 그는, 인간을 모두 성 메르헨 안에 가둬 놓으려는 동화들에게 깊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목표는 모든 인간의 탈출. 타인의 희생을 양분 삼아 자신의 미래를 이어 가려 하는 동화들에게 깊은 분노를 느끼고 있었으므로, 그는 더욱 냉철해질 수밖에 없었다. 매사 태평하고 느긋했던 성격은 이제 더이상 둥글지 않은, 날카로운 고요함으로 바뀌어 버렸으니. 부디 날카롭게 벼려진 그의 송곳니 사이로 흘러나오는 분노를 듣지 않길 바라며.

기타


“숲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들려주는 것만큼 재미있는 것이 없더구나.”


   그는 달콤한 음식을 정말 좋아했다. 가리는 음식은 크게 없었지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곶감과 호박엿이라나. 하지만 단 음식을 정말 좋아하는 그의 식성에 애석하게도 그는 단 음식을 잘 먹지

못했다. 손가락 한 마디만한 호박엿 하나에도 혀가 아리다며 한 개 집어먹고, 아쉬운 눈빛으로 다시 보는게 참… 웃기지 않은가? 더불어 말하자면, 채식과 육식 중 하나를 고르자면 육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깨끗하고, 청결하고, 맑은 것을 좋아한다. 이것이 비유적인 의미인지 단어 그대로를 뜻하는

것인지는 그 스스로만이 정의내릴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는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좋아했다. 속삭이듯 그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릴 때면, 그 어느 때보다 편한

표정을 짓는다고. 그래서 그가 숲을 정말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애시당초 자연 그 자체라면

싫어하는 것이 없었으니 시간이 된다면 그와 함께 산책을 하는 것은 어떨까.


   무료한 것을 싫어하는 그에게 가장 즐거운 것은 타인과 대화하는 것이었다. 엄연히 말하면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는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해 보이지만.

不好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하는 놈은 성나서 뛰어다니는 멧돼지만도 못하지.”

 

   인, 의, 예, 지. 그가 중요시 여기는 것, 그 중에서도 예의가 사람간의 관계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상호간의 예의를 지키는 않는 것을 싫어한다. 무례한 행동을 보면 무심코

얼굴을 찌푸리고 못마땅하게 노려보는 것은 기본이려니 성큼 다가가 호통을 치는 때도

부지기수였다.
 

   깨끗하지 않는 것, 구체적으로 말하면 악의적으로 더럽혀지고 훼손되는 행위를 극도로 싫어한다. 예시를 들면 쓰레기를 땅에 버리는 것, 탁한 것, 오염된 것 등. 환경을 크게 아끼는 모양이었는지

길가의 작은 풀꽃이라도 시드는 모습을 본다면 크게 상심해 자꾸만 눈길을 주곤 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을 위해 타인을 희생하는 이 부조리한 상황에 진심 어린 분노를 하고 있다. 어느 날의 사냥꾼처럼, 자신을 위해 산짐승들을 무차별적으로 잡아간 그 날부터 지금까지. 타인을 이용하는 상황, 그리고 그러한 상황을 만든 사람, 그 상황에 동조하는 모든 이들까지. 그래, 그는 호랑이였으므로! 사냥꾼과 쇠를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지.

   한자, 그리고 사자성어에 능통한 모습을 보여준다. 대화중 종종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여, 무슨

뜻인지 어려워하는 상대를 보고 재미있어 하는 괴랄한 면모가 있는 모양인데, 이러한 면은 자신이 불리하거나 곤란한 상황일때 탈출의 용도로 자주 사용하는 듯.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면과는 살짝 거리가 느껴진다면… 기분 탓이다.
 

   특이하게도 "~냐, ~느냐" 같은 고전식 옛날 말투를 사용란다. 만나기 쉬운 말투은 절대 아니지만 한복을 입은 그의 모습과 빗대어 보니 크게 이상한 편은 아니라고. 착장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고 이따금씩 꼬장꼬장하다는 소리도 한두번 들어 봤다고 한다.
 

   입식보다는 좌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자세 또한 곧고 바른 정 자세였는데, 양반다리를 하고

허리를 곧게 세워 앉은 그의 자세는 흔히 어른들이 한 입으로 말하는, 교과서적으로 올곧은

'정 자세' 를 벗어나지 않더라.
 

   손재주가 좋다. 주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나무 조각을 깎아 인형을 만들거나 장신구를

만드는 것 등-에 능통하지만 기계를 다루는 것에는 매우 서툴다. 그가 가지고 있는 피리도 직접

만든 것이라나 뭐라나.
 

   가지고 있는 곰방대를 보면 그가 흡연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는 담배를 싫어한다. 일평생 담배는 펴 본적도 없고 피지 않을 것이라 완고히 주장하는 편이라, 흡연자라면 적어도 그의 앞에서 냄새 정도는 감추는게 좋을 것이다. 자고로 짐승은 오감이 뛰어나다고들 하지 않는가.

가져온 물건

곰방대


   나무를 깎아 만든 곰방대. 그가 담배를 피지 않아 잎은 들어 있지 않다.


귀걸이


   은색과 호박색이 어우러진 귀걸이. 그는 귀를 뚫지 않아 귀걸이를 착용할 수는 없지만, 그에게

나름 소중한 것인지 항상 소지하고 다닌다.
 

나무 피리


   오래된 고목 가지로 만든 나무 피리이다. 끝에는 붉은색 술이 달려 있다. 그가 직접 만든 첫

물건인데, 마음에 든다고 몇 번이고 자랑하고 다녔는지. 그의 피리 소리는 꽤 아름다운 편이니

들려달라 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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