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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이는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이다―
본래부터 젭텟은 몹시 이성적이었다. 허무맹랑하고 연약한 감정은 좋아하지 않았으며, 단지 진실과 섭리, 이성만을 따랐다. 그래서 젭텟은, 그 극단에 있는 동화를 싫어했으며, 동시에
극단에 선 종교를 미워했고, 타인의 감정은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런 젭텟을 향해, ‘차갑고 냉정한, 피도 눈물도 없는 자’ 라고 불렀다.
아무도 젭텟에게 다가오지 않았다. 상관 없었다. 상관 없어야 했지만, 언젠가부터 젭텟의
마음에는 이성을 비집고서 마음이 싹텄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황량한 곳에서 핀 싹은
무엇이겠는가. 그렇게 외로움은 젭텟의 마음 깊은 곳에 뿌리내렸고, 연약해진 지반 틈새로,
운명에 대한 소망이 스며들었다. 젭텟이 가진, 유일한 비이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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