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눈을 뜨자, 상념은 흐릿했다. 이대로 젭텟은 어떻게 되는 걸까?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젭텟은 그래서 웃었다. 그러나 웃음은 차가웠으니. 이 냉소는 자조로써 젭텟을 더욱 찔러왔다. 어차피 젭텟은 살아오면서 쭈욱, 따스함이라곤 만난 적 없었다. 그나마 최근에야 자신의 진면목을 감추고 겉으로라도 살갑게 대하는 법을 깨쳐서 그럴 뿐이지. 젭텟은

예전부터 그래, 배척받아왔다. 이성만을 사랑하는 낭만 없는 젭텟, 불쌍한 젭텟. 결국 이렇게

되리란 걸 알았으면서 왜 그리도 몸부림친 걸까.

 

   의식은 계속 흐려져간다. 그리고 그제야 잃었던 이성은 되돌아왔고, 날뛰던 감정이

차분해지며 함께 공존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올바른 길이 무엇이었나. 그러나 무슨 소용일까. 아무것도 의미없었다.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섭리에 따라, 미지 속으로 사라지는 것 뿐이지.

   그래도, 그대들과 함께 했던 시간은 즐거웠어, 정말이야.

젭텟 바이스, 사망.

Septett Weiß, Here she sleep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