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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그럴 수 있었는데 말이야. 난 정말 너희들과 이 곳에서, 함께 하고 싶었어. 몹시도

행복했거든."


   젭텟의 말은 진심이었다. 혹한의 미소는 어느새 거둔 채, 젭텟은 다시 평소의 미소를 담았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서 떨어지지 않는 얼굴로. 이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마당에, 더 거짓을 고할 필요가 뭐가 있을까 싶었지만서도, 표정의 거짓만큼은 젭텟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었다.


   이 곳에서 계속 놀자,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 그래서 나랑 친구가 되어줘. 그 쉬운 말

하나도 하지 못하는 젭텟은 마지막에 그런 미소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결국, 눈의 여왕은

동화에서 흔히 그러듯 완벽히 악당이 되었고, 이들은 그래, 겔다가 카이를 데려가 사라졌듯

이 성을 떠날 테지.


   나는 다시, 아주 아주 긴 시간동안 이 성에서... 외롭게 살게 될 거야. 하지만 이보다 더

동화같은 결말이 어디 있을까? 제멋대로 날뛰던 악당은 원래대로 돌아가고, 주인공들은

행복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며, 비일상과 환상 역시도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그때 쯤이면

젭텟의 이성 역시도 돌아와 있겠지. 어쩌면, 벌써 조금씩 돌아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거, 나서지 않은 다른 동화에게도 미안해지네. 괜히 먹칠한 것 같아서."


   미안해, 멋대로 여기에 불러놓고 너무 짓궂은 짓을 했네. 젭텟은 어깨를 으쓱 해 보였지만,

평소보다는 조금 더 여유로워 보였다. 마치, 정말 군왕처럼. 아니, 정말로 눈의 군주였으니까.

젭텟은 그리고 군주라는 지위답게, 곧바로 자신이 어떤 동화들은 통제하지 못한 부분에 관해

사과했다. 동화들이 멋대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건, 정말로 그들의 계획에는 없었으니까. 정말, 여기서 행복하고 즐겁게만 살게 해주는 일만이 우리의 계획이었으니까.

 

   "하지만 조금은 이해해 줘, 동화들은 아이들의 무서운 집착을 꽤 닮아 있거든. 일단 대부분 동화들은 정말 별 다른 거 없이, 너희와 함께 여기서 살고 싶었을 뿐이야."

   변명같이 들릴지도 모를 일이었으나, 젭텟의 말은 계속 진심이었다. 음, 그래도… 이거로는 부족했다. 젭텟은 결국 이런 결과를 선택한 모두에게 다시 말했다.


   "여기에서 좋지 않은 기억들만 가져가게 만들수는 없지."


   행복한 결말을 맞은 이에게는 그만한 보상을 선사해야 했다. 젭텟은 손을 한번 휘, 휘젓더니, 온 방을 아름다운 눈꽃과 서리꽃으로 채웠다. 비록 젭텟의 궁전보다는 못했지만, 정교함과

아름다움은 충분히 갖춘, 놀라운 광경이었을까. 그리고 낯설지 않은 향기가 퍼졌다. 약간

서늘한, 젭텟에게서 항상 나던 그 묘한 향수의 향기는 그 직관적인 감각과는 다르게, 마치

한겨울에 내리는 함박눈처럼 포근했다.


   "마지막으로 전하는 선물이야.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가길 바라."


   그리고 돌아간 그곳에서는, 동화를 좀 더 사랑해주길 바라.

…And the last page of this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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